상처 입은 자의 쓸쓸한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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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2-2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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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자의 쓸쓸한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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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흘레꾼으로서의 아비는 사회질서의 상징도, 새로운 질서의 상징도 될 수 없다. 자식은 이런 아비를 존경할 만한 삶의 모델로 삼을 수도, 저항할 만한 왜곡된 가부장으로 여길 수도 없다. 버러지가 돼도 좋다는 데까지 가봐야 한다이.(「원색생물학습도감」)
흉금을 터놓을 수 없는 외부세계는 바로 죽음의 신이며, 이념 또한 아비에게는 죽음의 휘장이 아니던가. 압도적인 죽음의 신 앞에서 겁먹는 것 외에 인간이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아마 우리 소설사에서 이런 인물이 사건을 주도하는 소설의 주인공이 된 적은 거의 없을 터이다.
그러나 남성다움이 거세된 위엄없는 어릿광대였지만, 아비는 무서운 세상 앞에서 살아야 한다는 당위에 직면해 있었다. 반공포로 출신인 아비는 경제적 무능으로 아내의 학대를 견디며, 아들의 등록금을 술집 작부의 치마폭에 갖다 바치고, 동네 개들을 흘레붙이거나 벌레를 육식하는 일로 소일하는, ‘정신적 황폐함과 무능함의 완벽한 상징’(「사랑니 앓기」)일 뿐이다. 반공포로 출신인 아비는 경제적 무능으로 아내의 학대를 견디며, 아...
개흘레꾼으로서의 아비는 사회질서의 상징도, 새로운 질서의 상징도 될 수 없다. 따라서 몸을 웅크리며 굴욕을 견디는 것은 자기 밖의 낯선 무엇,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강요된 현실의 광포함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라 할 수 있다아 적대적인 상황 앞에서 눈에 ‘맹탕 헷것’이 끼었다고 말하기는 …(drop)
다. 그 사신의 면전에서 이념을 의지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삶의 당위에 어긋난다. 말하자면 풍뎅이처럼······ 알간? 그게 필요할 때가 있는 게 인생이야. 그렇게 해서라도 살다보믄 거저 맹탕으로 걷어치우는 것보담 낫단다. ‘앞에총’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아비가 할 수 있는 일은 개처럼 몸을 낮추고 살아남기 위해 침묵을 지키는 일이다(「개흘레꾼」). 이에 대해 아비는 ‘살다 보믄 어쩔 수 없을 때가 많’(「아버지의 자리」)다는 것, ‘기거이 바로 사람’(「쥐잡기」)이라고 말한다.
사내란 모름지기 한때는 웅크리며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단다.